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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 약에 대해 쉽고 친절하게 설명한 책

by 삶공부 2022. 10. 8.

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 박한슬, (주)지학사, 2020
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 박한슬, (주)지학사, 2020

약은 어렵다는 편견

일상생활에서 약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벼운 상처 연고부터 진통제, 감기약, 때로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약까지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약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기란 여간 귀찮고 복잡한 일이 아닙니다. 약의 성분 하나하나를 인터넷에 검색해보아도 신경전달물질부터 각종 효소까지, 약의 작용 원리를 단박에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의사나 약사 같은 전문가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거나 반대로 각종 사기꾼들이 판매하는 '기적의 만병통치약'을 구매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합니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필요합니다. 약에 대해 궁금증이 있지만 어려운 용어로 지레 포기하고 마는 사람들 말입니다. 이 책의 부제는 '유산균부터 바이러스 치료제까지 지금 필요한 약슐랭 가이드'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약인 프로바이오틱스, 피임약, 식욕억제제, 탈모치료제, 무좀약에 대한 설명이 파트 1에 나와있습니다. 파트 2의 제목은 '계속 먹어야 할까?'로, 위장약과 변비약, 진통제, 고혈압 치료제, 당뇨병 치료제, 알러지성 비염 치료제, 관절염 및 골다공증 치료제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파트 3에서는 백신,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항암제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평소 먹은 적 있거나 관심 있었던 약물에 대해서 먼저 읽다 보면, 이해하기 쉽고 재밌게 쓰인 글 때문에 어느새 다른 주제까지도 술술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식욕억제제의 진실

TV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나왔던 '나비약'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다이어트를 하는 환자들에게 처방되는 그 약은 식욕억제 효과가 있는데 실제로는 마약성분이 들어있으며 그와 관련된 몇몇 부작용이 소개되어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책에서도 식욕억제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먼저 식욕은 왜 생기는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생존을 하려면 먹어야 하고, 그 때문에 '먹어야 하는 때'를 알려주는 식욕이 필요합니다. '먹어야 하는 때'는 인체의 에너지 양을 측정해서 결정합니다. 우리 몸의 에너지 양을 측정하는 첫 번째 방법은 소화기관의 안에 있는 음식물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소화기관 내에 음식물이 없는 공복 상태라면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이 분비되어 식욕이 증가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에너지의 비축량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몸속의 지방이 많을수록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이 분비되어 식욕을 낮춥니다. 비만인 사람들은 지방세포가 너무 많아서 렙틴의 분비가 너무 많게 되고, 어느 한계를 넘어가면 더 이상 렙틴의 효과가 제대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식욕억제가 잘 되지 않습니다. 최초의 식욕억제제의 주 성분인 암페타민은 마약류로, 이 약을 복용하게 되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것처럼 각성상태가 되고 대사량이 높아지며 식욕도 감소하게 됩니다. 암페타민을 장기 복용하며 부작용들이 나타나자 이와 비슷한 새로운 약들이 개발됩니다. 펜터민, 펜디메트라진도 암페타민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더 부작용이 적다고 할지라도 3개월 이상 장기 복용하면 안 됩니다.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부프로피온과 날록손은 암페타민 계열보다 안전성이 크지만 이 또한 중추신경계에 직접 작용하는 약이므로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서 복용을 결정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식욕억제제의 경우 BMI가 30 이상인 병적인 비만환자에게 처방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식욕억제제를 처방받기 전, 본인이 실제로 식욕억제제가 필요한 비만인지 스스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고혈압 치료약에 대해여

나이가 들게 되면 혈관의 탄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고혈압이 발생할 확률이 증가합니다. 혈압은 혈관을 밀어내는 혈액의 힘입니다. 혈압이 너무 높을 경우 혈관이 터져서 뇌졸중이 발생하거나 심부전이 발생하는 등 합병증을 겪을 수 있습니다. 혈압을 떨어뜨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혈관을 이완시키거나 혈액의 양을 줄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노인성 고혈압은 혈관의 탄력성이 문제이기 때문에 혈관을 이완시키는 치료를 합니다. 젊은 고혈압 환자의 경우 대부분 혈액 양이 문제이기 때문에 혈액의 양을 줄이는 치료를 합니다. 초창기 고혈압 치료제인 베타 차단제는 심장의 교감신경 작용 일부를 막아서 심장을 통해서 나오는 혈액의 양을 줄였습니다.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심박이 빨리 뛰어 심장에서 나오는 혈액의 양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다이크로짇' 같은 이뇨제를 써서 신장에서 소변 배출량을 늘리는 방법도 혈액의 양을 줄여서 혈압을 낮추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 또한 소변량을 늘려서 혈압을 낮추는데 발사르탄, 로사르탄 같은 약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혈관의 탄력성이 줄어들어 계속 수축된 상태인 노인성 고혈압의 경우, 암로디핀 같은 칼슘 채널 차단제를 이용하여 혈관을 이완시키고 이를 통해 혈압을 낮춥니다. 이러한 고혈압 약들은 비교적 최근에 개발되었고, 이러한 치료약 덕분에 2013년도의 대한민국 인구 10만 명당 순환기 질환 사망률은 30년 전인 1983년에 비해서 현저히 낮아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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