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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하는 여자의 부엌, 정갈하고 아름다운 살림 이야기

by 삶공부 2022. 9. 29.

살림하는 여자의 부엌, 김연화, 빛날;희, 2015
살림하는 여자의 부엌, 김연화, 빛날;희, 2015

살림도 재미있을 수 있을까

이 책은 표지는 정갈하고 고요한 분위기로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단정하게 접힌 흰색 행주가 담겨있는 바구니를 들고 있는 누군가의 손이 보입니다. '내 삶의 행복은 여기서 시작된다'라는 부제목까지, 살림에 고민해본 적이 있는 독자라면 한 번쯤은 이 책을 펼쳐 들고 싶어 집니다. 한 장 넘기니 김연화 저자에 대한 설명이 쓰여 있습니다. 그녀는 네이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서 살림에 대한 이야기를 올리는 인플루언서입니다. 인스타그램 주소를 보니 낯이 익습니다. 알고 보니 그녀는 부지런하고 정갈한 살림 사진에 반해서 제가 이미 팔로우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설렘과 기대를 안고 읽어간 책에서는 그녀의 살림에 대한 더 자세하고 긴 글과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책을 낼 때 이미 25년 간의 살림을 해 온 그녀는 2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습니다. 그녀의 친정엄마와 시어머니는 살림에 소질이 많은 분들이 아니어서 초보 주부였던 그녀는 살림살이를 시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 당시는 인터넷도 없어서 그녀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살림을 배웠습니다. 그런 세월을 거치며 그녀는 지루하고 반복되는 살림 속에서도 행복을 느끼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단순 노동으로서의 살림이 아닌 '아름다운 살림'으로 집안을 바꿔나가는 것입니다. 그녀는 아끼는 르크루제 냄비에 밥을 짓고, 찌개를 끓이고, 수저받침과 컵까지 예쁘게 밥상을 차려냅니다. 그 앞으로 모이는 식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식사하는 시간도 진정한 행복으로 다가옵니다. 각종 식기들이 예쁘게 담긴 그녀의 부엌과 그녀의 정갈한 사진들을 보고 있자면 독자인 저도 그처럼 아름다운 살림을 하고 싶어집니다.


계절별 살림하기

이 책의 파트 3에선 계절별로 저자가 살림하는 이야기가 나와 있습니다. 봄에는 집 안 묵은 때를 청소합니다. 먼저 뽀얗게 빨래를 삶습니다. 과탄산소다와 베이킹소다를 한 스쿱씩 양동이에 넣고, 대충 비누칠해서 반나절 담가 둔 빨래를 넣어 끓입니다. 이후 세탁기에 넣어서 빨래를 돌리면 됩니다. 저자는 베이킹소다, 식초, 구연산으로 대표되는 천연 세제를 활용하는 방법도 소개합니다. 탄 냄비를 닦을 때는 베이킹소다 한 큰 술을 넣고 온수에 30분 정도 담가 둔 뒤 세제와 수세미로 세척합니다. 식기세척기에 전용세제와 베이킹소다를 같이 넣으면 린스가 필요 없습니다. 전기주전자에 낀 물때는 구연산 1큰술, 물 1컵을 넣어 끓이면 사라집니다. 초파리가 상길 때는 식초와 물을 1:1로 희석하여 뿌리고 거울의 얼룩도 식초를 뿌려서 닦습니다. 이 외에도 만능 세제를 만들고 사용하는 법, 열탕 소독, 이불장 정리, 레몬청 담그는 방법 등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베이킹소다로 만든 탈취제로 집안의 습기를 잡고, 항아리에 매실청을 만들어 담급니다. 가을에는 햇곡식을 유리병에 담아서 쌀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보관하고, 다마리 간장과 멸치 육수, 우동 간장을 한가득 만들어 둡니다. 겨울이 오면 코팅이 벗겨진 냄비에 군고구마를 구워 먹고, 남은 고구마는 햇볕이 들지 않는 상온(10~25도씨)에서 보관합니다. 겨울에 맛이 좋은 무는 낱개씩 신문지로 감싼 후 비닐로 포장합니다. 그 후 스티로폼 박스에 넣어 베란다에 두거나 냉장고에 보관하면 오래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녀의 살림 팁과 살림 도구

이 책에는 저자가 소개하는 살림 팁들과 저자가 유용하게 사용하는 살림 도구 소개가 나와있습니다. 마트에서 한 아름 사 온 대파는 뿌리를 조금 남겨두고 다듬어야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습니다. 대파를 세척한 뒤 2등분으로 자르고 종이타월에 감싸서 지퍼백에 보관합니다. 브런치로 먹기 좋은 수란을 쉽게 만드는 팁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냄비에 물을 붓고 소금 약간과 식초 한 큰 술을 넣습니다. 작은 기포가 보글보글 생길 때 가스불을 줄이고 숟가락을 한 방향으로 저어 회오리를 만든 후, 그릇에 깨 놓은 달걀을 천천히 넣습니다. 계란 흰자가 살짝 익으면 숟가락으로 천천히 달걀 주위에 회오리를 만들어 수란의 모양이 잡히도록 합니다. 그녀의 살림은 단순히 쉽고 간단한 방법만을 쫓지 않습니다. 초보 주부 시절 저자는 마늘을 한꺼번에 빻아서 냉동실에 얼려놓고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는 간편한 방법을 배우고 신기해했습니다. 하지만 10년쯤 살림을 하면서 그녀는 요리할 때마다 마늘을 빻아서 쓸 때 풍미가 더 크다는 것을 느낍니다. 살림과 요리가 자신의 직업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 저자는 얼린 마늘을 쓰기보다 그때그때 마늘을 절구에 빻아서 요리에 씁니다. 그녀는 많은 양념들을 보기 좋게 예쁜 유리병에 넣어서 사용합니다. 불편한 점이 있지만 그녀의 철학대로 아름다운 살림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저자는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서 코팅 팬을 쓰지 않고 스테인리스 팬과 무쇠 팬 등을 사용합니다. 스테인리스 팬을 처음 사용할 때 코팅 팬처럼 사용하면 재료가 들러붙기 쉽습니다. 이 책에서는 스테인리스 팬의 사용법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스테인리스 팬은 예열이 매우 중요합니다. 약불에서 10분 또는 중약불(1/2 크기의 불)에서 3-5분 예열해야 합니다. 충분한 예열 후 식용유 두르고 30초 정도 팬에 골고루 묻혀 오일 예열을 합니다. 식용유에 물결모양이 생기면 재료를 올립니다. 무쇠 팬을 사용할 때도 3-5분간 예열 후 사용해야 하며, 세척 시 세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무쇠 팬을 세척할 때면 물을 약간 붓고 끓여서 기름을 녹인 후 물을 버리고, 따뜻한 물에 수세미로 세척합니다. 무쇠 팬은 평소 물기를 닦고 기름칠을 약간 해서 보관해야 합니다. 이 외에도 무쇠 팬을 시즈닝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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