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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도심 속 단독주택에서의 삶 엿보기

by 삶공부 2022. 9. 26.

단독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센레 비지, 애플북스, 2019
단독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센레 비지, 애플북스, 2019

단독주택에 사는 삶은 어떨까?

요즘 저의 한창 관심 주제는 집입니다. 전세로 살고 있는 집의 계약 기간이 곧 끝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사는 곳에서 2년 더 거주할 수도 있지만, 목돈이 전세자금으로 묶여있는 것이 싫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썩 마음에 드는 환경이 아닙니다. 저층이고 맞은편에 가까이 있는 건물 때문에 종일 커튼을 쳐놓고 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쿵쿵거리는 층간 소음도 심한 편입니다. 다른 집의 누군가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소리도 집 안에서 다 들립니다.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하려고 해도 아랫집에 민폐이기 때문에 버핏 테스트를 하지 못합니다. 이럴 때마다 그리워지는 게 있습니다. 바로 단독주택입니다. 단독주택에서는 목청껏 노래를 불러도 남의 눈치가 크게 보이지 않습니다. 발소리에 신경 쓰지 않고 마음껏 다닐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단독주택은 월세나 전세 같은 임대 매물이 많지 않고, 나중에 환급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덜컥 매매를 하기도 망설여집니다. 그럴 때 필요한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저자는 서울에 있는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녀는 남편과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보냈던 단독주택에서의 1년 동안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그렸습니다. 그리고 웹툰에 글을 더 써서 이 책을 출판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카카오 브런치 북 프로젝트 #3에서 은상을 받았습니다. 한 번쯤은 꿈꾸었던 단독주택의 실생활이 사실상 어떠한지 이 책에서 실제 경험담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벌레와의 전쟁

정기적으로 방역하고 고층까지 있는 아파트와는 달리, 단독주택은 벌레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이 책에서도 벌레에 대한 부분이 한 챕터로 나뉘어 있을 만큼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자의 남편인 센레는 이전에는 거미도 혼자 못 잡았으나, 주택살이를 하면서 단련되어 지금은 바퀴벌레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벌레를 막는 팁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벌레를 막기 위해서 하수구 트랩을 설치합니다. 창틀 사이에도 물구멍과 틈이 있기 때문에 창틀 물구멍 방충망과 창틀 틈막이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미는 대표적으로 볼 수 있는 벌레입니다. 저자는 걸레받이 틈 사이로 들어와 날아가는 개미를 발견합니다. 그 개미가 여왕개미가 되기 전 수컷 개미와 혼인 비행을 하는 공주 개미라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됩니다. 하지만 방역업체에 물어봐도 공주 개미를 없앨 수는 없기에, 걸레받이 틈을 투명 테이프로 메꾸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벽에서 누수를 찾아내고, 수리를 빨리 할 수 있었습니다. 바퀴벌레와 돈벌레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집 안의 관리를 평상시에 잘해야 합니다. 특히 음식물이 떨어져서 벌레가 많이 생길 수 있는 부엌은 물기 없게 유지하고, 음식물이나 양념이 묻어있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싱크대 문 안쪽의 경첩에 바퀴 똥이 있다면 바퀴벌레가 번식하고 있다는 증거이니 방역업체에 문의해서 약을 쳐야 합니다. 추가로 저자만의 해충 방지법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그들이 키우는 고양이 록키입니다. 록키는 벌레가 있는 곳을 쳐다보면서 골골대기 때문에 저자는 벌레를 더 잘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마당 있는 집의 관리와 즐거움

단독주택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마당입니다. 저자는 처음에는 시멘트로 마감된 마당을 리모델링하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그대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멘트 마당도 그 나름대로 제 역할을 했습니다. 저자는 마당에서 이불을 마음껏 털기도 하고, 기름이 튀는 요리를 하며, 가구를 만들기도 하고, 흙과 화분으로 더러워질 걱정 없이 분갈이를 합니다. 이 외에도 마당은 여름에는 물놀이 장소가 되기도 하고, 감나무를 키울 수도 있고, 봄마다 예쁜 꽃이 피는 개나리를 키울 수도 있는 장소입니다. 하지만 직접 관리해야 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장마철에는 물이 잘 빠질 수 있도록 마당의 배수구를 잘 신경 써야 합니다. 특히 낙엽 같은 이물질이 쌓여서 배수구를 막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이 책에서는 배수구 위에 스테인리스 채반을 덮어놓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시멘트 마당의 빛이 안 드는 부분에는 이끼가 끼기도 합니다. 저자는 1년에 한 번씩 식초를 이용해 이끼를 청소합니다. 식초를 이끼 위에 뿌리고 빗자루로 문지르면 됩니다. 마당의 한 부분인 담벼락이 너무 지저분해 보여서 고민하던 저자는 직접 셀프 페인팅을 하기로 합니다. 바니시가 따로 필요 없는 멀티 페인트 세 통으로 담벼락을 칠하니 마당이 환해 보입니다. 그렇게 예뻐진 마당을 저자는 거실에 서서 지겨울 정도로 쳐다보며 흐뭇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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